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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이름에 대해

아버지의 이름을 알지 못하므로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아이라시, 얼마나 사랑스러운 어감인가. 그럼에도 하루나와 그녀의 어머니는 온전히 사랑받지 못했다. 하루나는 마치 자신들의 처지를 조롱하는 듯한 그 성씨가 원망스럽다.

 

- 상태에 대해

마치 그녀만이 영원한 겨울에 갇혀버린 듯, 항상 추위에 떨고 있다. 동상에 걸려 꽁꽁 얼어버린 손과 발에서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 습관에 대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상습적으로 방화를 한다. 라이터 위에서 타오르는 자그마한 불꽃부터, 폐가 한 채를 통째로 태워버리는 큰 화재까지. 그것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느끼고 행복해진다. 또한 화상 흉터를 굉장히 아름답다고 여긴다. 피부에 꽃이 피어나기라도 한 것 같아서.

 

- 집착에 대해

자신이 어머니를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녀 때문에 죽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는 쪽이 맞겠다. 하루나는 결국 사랑에 휘둘리고야 마는 아이였으니까. 어머니의 뜻에 따라 죽지 않았다. 그리고 죽지 않는 한 살아가야만 했고, 첫사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렌탈 연인'의 일을 시작했다.

 

- 과거에 대해

1. 하루나의 아버지는 그저 하룻밤을 스쳐지나간 남자였다. 물론, 그녀의 어머니에게는 아주 많은 '상대'가 있었으므로 처음부터 확신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나가 자라면 자랄수록 그때 그 남자와 똑 닮아서,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어서. 어머니는 수많은 감정적 갈등 끝에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행복해졌던가? 그럴리가. '사랑한다'는 달콤한 꾐으로 자신이 가진 전부를 앗아간 남자의 자식을, 아무리 어머니라는 이름이라고 한들 사랑할 수가 없었다. 하루나, 네가 하필이면 그 빌어먹을 사기꾼의 딸년이라니. 너를 볼때면 화가 치밀어.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폭력적인 말들. 그것들은 쌓이고, 또 쌓여서 이젠 아주 견고하고도 절대적인 무언가가 되었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게 되었다. 그래, 그거야말로 아이라시 하루나가 울지 않는 아이로 자랄 수 있었던 이유다.

2. 어머니는 욕심과 허영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였다. 하지만 그에 비해 게으르긴 또 얼마나 게을렀던가. 스스로는 전혀 노력하지 않은 채 보상을 받기를 원했고, 그에 가장 유용한 것은 다름아닌 스스로의 미모였다. 어머니 주변의 친구, 연인, 심지어는 가족인 남편까지도 시시각각 변해왔다. 그녀의 아름다움만을 보고 다가섰다가 그 내면을 알게되거든 금세 달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나만은 달랐다. 어머니의 '소유'나 마찬가지였던 하루나는 아무데도 갈 수 없이 그저 그녀에게 묶여 살아가며 그 모든 모습을 익혀왔다. 그것은 하루나가 사람들이 집착하는 한순간의 행복과 부질없는 인연에 위화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어머니를 사랑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 이지. 그 감정에는 애증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하루나는 자신만이 어머니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순한 호의보다는 강박에 가까웠다. 가여운 여자, 나 같은 거라도 곁에 있어줘야지.

3. 그러므로 하루나는 어머니를 저버리지 못했다. 몇 번이나 갈아치운 마지막 남자에게도 결국 차이고 밤새도록 울며 폭언을 쏟아부었을 때도, 이별의 슬픔을 핑계로 일자리에 나가지 않아 해고당하고 말았을 때도, 추운 겨울 날, '전부 팔기 전까지는 돌아올 생각 말라'며 라이터가 가득 담긴 상자와 함께 내쫓았을 때도 말이다. 그것은 단지 하루의 변덕이 아니었고, 매일같이 자신이 받아온 라이터 상자와 함께 하루나를 쫓아내기 일쑤였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녀를 위해 돈을 벌어다 바치는 것도 딸인 하루나의 몫이 된 것이었다. 하루나는 그 현실에 수긍했다. 그리고 추위와 자신의 처지를 달래기 위해 불을 지폈고, 불의 따스함과 일렁이는 아름다움에 취해갔다. 

4. 어느 날의 일이었다. 병원 근처, 차가운 길바닥에 나앉자마자 말을 걸어온 건 화려한 외모의 소년이었다. 이전부터 너를 지켜봤다고 하는 걸로 봐서는, 척 보기에도 하루나에게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자신의 외모를 보고 집적대는 상대야 얼마든지 있었으므로, 하루나는 그를 무시할 생각이었지만... 불행히도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사이가 되고 만다.

4. 시작과 끝, 모두 거래였다. 소년은 하루나가 파는 라이터를 전부 사줄테니, 딱 하루만 친구가 되어달라고 했다. 몸이 아파서 항상 병원에만 있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었다나. 돈이 되는 일이니 만큼 하루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 이후로도 두 사람은 항상 '계약'의 관계로서 만나게 된다. 소년은 돈을 지불했고, 하루나는 그만큼 정을 내어줬다. 그것은 사람을 사귀는 법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방식이었다. 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의 오가는 돈은 일종의 핑계인 셈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이 사람을 붙잡아둘 이유가, 내가 이 사람의 곁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먼저 사랑에 빠진 건 어느 쪽이었을까? 아마 영원토록 알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결코 근본이 되는 진심을 소리내어 이야기 하지 않았고, 소년의 명줄은 짧았으니 말이다.

5. 시한부. 소년은 시한부였다. 하루나는 어째서 나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다. '가짜' 친구이자 연인인 자신이 그런 것을 알 자격이나 있던가. 그러니까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그저 담담한 척,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에 응하듯이 소년 또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보였던가.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부탁이 있어. 들어줄래? 네가 나를 불태워 죽여줬으면 해.

6. 그 말에 하루나는 웃었다. 즐겁다는 듯 소리내서 웃은 것이 아니라, 그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었다. 하다하다 네 목숨으로 협박까지 하는구나. 그렇게 받아친 하루나는 짧은 시간에 많은 고민을 했다. 집안 싸움 탓에 장례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 지 조차 미지수인 소년이 가여웠다. 그리고 그런 부탁을 하는 것에 화가 났고, 그를 사랑했다.

7. 좋아, 해줄게. 나한테 얼마 줄래?

8. 하루나는 소년을 살해했다. 그는 화염 속에서 몸부림치며 죽어갔고, 끝에는 일그러지고 타들어가 알아볼 수 없는 얼굴로 미소지었던 것도 같았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증언한 하루나가 살인 혐의를 받기도 했지만, 소년의 유서가 발견되었으므로 결국 수사는 자살에서 그쳤다.

9. 유서의 내용은 터무니 없었다. 자신이 죽음을 결심하게 된 계기, 그리고 그 이후에는 하루나에 대한 사랑의 고백을 다양한 문장으로 써내려 갔을 뿐이었다. [하루나. 네가 나에게 그랬듯이, 다른 이들의 봄이 되어줬으면 해.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서 한없이 사랑받아줘. 너는 정말로 사랑스러우니까. 그리고, 나를 위해 울지 말아줘.]

10. 그러므로, 하루나는 울 수 없었다. 소년이 울지 말아 달라고 했으므로 울 수 없었다. 울지 않는 아이는 자라서 울지 않는 소녀가 되었다.

아이라시 하루나

 Airashi Haruna/哀嵐春奈

19세 | 04. 01 | 153cm - 42kg

Female | RH+ O 

체력 | ★★

지력 | ★★★★

힘 | ★★

민첩 | ★★★

​운 | ★★★★

멘탈 | ★★★★

[성냥팔이 소녀] 동화 [성냥팔이 소녀]

겨울 밤, 아버지에게 등을 떠밀려 구걸을 하듯이 성냥을 팔던 성냥팔이 소녀.

추위에 이기지 못하고 첫번째 성냥을 지폈을 때 맛있는 음식을 보았고, 두번째 성냥을 지폈을 때는 파티의 환상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 한 번만 더라고 결심하며 지핀 세번째 성냥에서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불이 꺼져감에 따라 희미해지는 할머니의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성냥팔이 소녀는 모든 성냥을 전부 지피고, 할머니를 따라간다.

다음 날, 소녀는 눈더미 속에서 동사한 채 발견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다.

소녀가 따스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까칠하되 순종적이다. 자신의 의지가 없는 것에 가깝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그저 살아 숨쉴 뿐인 인형이었다.

성격

추워서 그랬어.

이러면 뭔가 달라지는 줄 알고.

소지품

▶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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